본문 바로가기

apresxdays

비와 나의 거리,

오늘의 날씨: 비, Rain.

 

비가 내리는 오늘.

 

하기 싫다- 라는 생각이 극도에 달할 때 왜 항상 비가 오는 건지. 네가 과연,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루틴을 유지하고자 밖으로 나갈까? 나태함이 점점 더 자주 찾아오는 걸 느끼고 있다. 그리고 오늘, 숙취에 쩔었던 과거의 일요일처럼 또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 응? 이게 아닌데.

 

비 오는 오늘

 

난 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싫어한다. 일단 비가 올 때 필요한 우산이 싫다. 더 정확히, 손에 무언갈 들고 다니는 걸 싫어하는데 우산 때문에 손이 하나 묶이는 건 더 싫다. 그리고 신발이 젖는 게 정말 싫다. 항상 깨끗하게 신고 유지하는 내 신발이 비에 젖고 흙탕물이 튀는 건 더 싫다. 신발을 넘어 양말까지 축축 눅눅해지는 건 진짜 끔찍하다. 그래서 난 장화는 아니지만 비 오는 날 신는 신발이 따로 있다, 난 결코 유별나지 않다. 마지막으로 비 오는 날의 습도. 콕 집어 얘기하자면, 한국의 여름철 장마 기간의 비와 동반되는 습하고 꿉꿉한 공기의 밀도. 즈어어엉마알로오 견디기 힘들다. 쌀국수는 좋아하지만, 동남아 여행에 로망이 없는 건 아마도 이러한 나의 습성 때문 아닐까.

 

에어컨 빵빵하게 틀고 실내에서만 있으면 전혀 상관없겠지만, 비가 내 스케줄에 맞춰 내렸다 멈췄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난 비 오는 날을 좋아하지 않는다.

 

되감기 2주 전, 오늘

 

3개월 보다 조금 더 지난 시점과 동시에 찾아온, 하기 싫다- 아 정말 하기싫다- 건너뛸까- 때려치울까- 

권태기, 정체기, 나태함, 마음대로 이름 붙일 수 있겠지만 난 3 Month Blues 3개월 블루스라고 부른다. 뭐가 됐든 삼 개월마다 찾아오는 싫증, 그리고 할증보다 더 빠르게 차오르며 돌아가는 잔머리 미터기.

 

더 바쁘고, 복잡하게 돌아가던 일상에 엎어 씌우고 싶지만, 사실상 점점 꾀가 나고 하기 싫어 싫증 나기 시작했다. 운동이. 홈트레이닝이. 변화하자는 마음이 희미해지기 시작하려 했다. 계속 달려와서 그럴 거라며 일주일을 좀 쉽고 가볍게 보내자는 생각으로 나 자신을 어르기로 했다. 별로 없지만, 그래도 있는 무게를 모두 활용해서 하던 운동에서 모든 무게를 최소화시켰다. 세트, 횟수, 부위별 트레이닝도 다 무시한 채 느낌대로 매일 "운동"한다는 느낌만 유지했다.

 

되감기 6일 전, 오늘

 

일주일도 채 안됐지만, 기억이 잘 안 난다. 지난 메모를 자세히 읽어봐야겠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지도 않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딱 일주일만 쉽게 운동하자는 생각이 번져 이어졌고 오히려 덜 운동하기 시작했다. 머릿속에선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거 이거 큰일이다, 익숙한 이 느낌. 월화수목금토 쭈욱 빨간불이 번쩍번쩍 경고음과 함께 지속적으로 울렸다. 하루도 빠지지 않도록, 아주 약소하더라도 조금만이라도 제발 하자며 스스로를 달래며 달아나는 시간을 쫓아 달렸다.

 

빠르게 감기, 오늘

 

뭐가 됐든 간에, 꾸준히 하면 항상 평균 이상을 달렸다. 그게 나란 사람이란 걸 알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꾸준함"이었다. 끈기 있게 찾아와 방해하는 3개월 blues, 거기에 끊임없이 흔들리며 약해지는 나. 이젠 능숙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익혔어야 할터, 아직도 이러고 있는 날 보니 참 한심하게 느껴졌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고, 그렇게 난 창밖에 흐르는 변명의 기회를 바라보고 있었다. 호시탐탐, 언제 백기를 들고 타월을 던질 건지 톡톡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마치 카운트다운처럼 느껴졌다.

 

왜 이럴 땐 항상 비가 오는건지. 차라리 해가 쨍쨍 내리쬐고 있었음 더위 먹음 큰일 나 이러고 있었겠지. 차라리 달빛이... 밤이라 위험해 이러고도 남았겠지. 그래, 이럴 땐 항상 비가 오는 게 아니라 비가 내리는 걸 핑계 삼고 싶은 나 자신이겠지.

 

흠뻑 젖을 각오와 함께 평소 반바지 반팔 일요일 유산소 유니폼 외에 윈드브레이커를 하나 걸치고 나갔다.

 

나름 소나기가 펑펑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마구 쏟아지길 바랬다. 험난한 빗속을 헤쳐 일요일 유산소 클리어! 멋졌겠지만, 보슬보슬 보다 약간 더 강하게 푸슬푸슬 내리는 비에 옷이 점점 젖으며 무거워지면, 더 분위기가 있었겠지만. DRI-FIT 기능성 의류들은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며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쾌적한 상태를 유지해줬다. 겉바속촉 아닌 겉은 축축하지만 속은 뽀송.


07122020 Just Do IT Sunday


걷다 보면 보이는 것들

 

한 시간 남짓 걸었다. 도로를 달리는 차들 외엔 거리엔 나 홀로, 우산 쓴 사람도 오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좋았다.

비를 싫어하지만 정말 가끔 펑펑 내릴 때면 비에 젖어도 괜찮은 신발을 신고 나가 걸을 때가 있다. 아- 급 떠오른 대학시절 폭우 속을 걷던 내게 다가왔던 경찰차 에피소드. 샛방턱.

 

토독톡톡 윈드브레이커에 노킹 하는 빗방울들. 한걸음 한걸음 내 스텝에 맞춰 종아리로 튀어 오르는 물방울들. 쏴아- 촤아- 차들이 지나갈 때마다 소리는 자리를 남기고. 정말 좋았다.

 

생각들이 방울방울 피어나며 하나하나 터트리며 걷고 있는 순간이 좋았다.

 

답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면 된다. 계속하면 된다. 싫증은 찰나일 뿐, 2주씩이나 흘려보냈으면 이제 다시 집중할 때가 됐다는 것.

 

정말 많은 순간들이 필요로 하는 결정은 대부분 심플하다. 예스 or 노, 스탑 or 고. DO IT 또는 Don't do it. 

 

안 하고 후회 보단 하고 후회하는 게 백만 번 옳다. 그만 생각하고, 움직이자. 행동하자.


오늘, 지금에 집중하다

 

예전 운동 기록들을 올리며, 차곡차곡 차례대로 포스팅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점점 "지금"과 멀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걷다 보니 도달한 또 하나의 결론은 내가 만들고 나 자신을 가둔 틀에서 벗어나자, 서툴고 미흡하더라도 미루지 말자, 지금의 흐름을 느낌을 가장 잘 기록할 수 있는 건 RIGHT NOW. 바로 오늘뿐이다.


rainy day blues

'apresxdays'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귿ː따  (8) 2020.07.24
비스듬히 의자에 앉은 채  (7) 2020.07.22
비와 나의 거리,  (6) 2020.07.13
담배 다이어트  (11) 2020.07.06
운동, 생각을 산책하는 시간이 되다.  (13) 2020.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