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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esxdays

운동, 생각을 산책하는 시간이 되다.

함께 또는 같이 함으로써 가치가 배가되고 상승하는 경우가 있다. 단, 누군가 나의 가치를 향상해주길 바라며 그런 관계만 찾으려 애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을 발전시킬 생각이나 노력 없이 마냥 다른 사람을 통해 더 도드라보이길 바라는 건 가치가 아닌 순간적인 착시이자 사치 아닐까. 특정 개인이 될 수도, 그룹이 될 때도 있지만 내 경우엔 주관이 뚜렷하고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둔 확고한 원칙과 결단력을 지닌 사람을 만날 때 정말 반갑고 즐겁다. 이런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를 보는 안목과 일을 진행함에 있어 열린 귀를 지녔되 쉽게 흔들리지 않는 특징이 있다. 마치 한그루의 뿌리 깊은 나무처럼 바람을 타며 춤을 추기도 하지만 굳건하다.

 

Synergy

 

개인적으로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과 무언가를 함께 진행할 때 아주 좋은 시너지 효과를 경험했기에 지식과 경험을 뿌리로 두고 뿜어져 나오는 자신감을 지닌 사람을 만날 때면 항상 흥미가 생기며 끌어당겨진다. 자신의 원칙을 따르지만 유연한 사고를 통해 문제를 풀기 위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는 모습은 볼 때마다 매력적이다. 단, 내 말이 법이고 무조건 답이라는 특징이 보이는 순간 no more 이제 그만, 이젠 안녕- 귀를 닫고 나의 방식만이 정답이라 우길 땐 방법이 없다.

 

함께 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내며 예상 이상의 결과를 내고 나의 가치까지 이끌어 올리는 관계가 존재하는 반면, 같이 함으로써 다리에 무거운 바위를 묶은 채 바다로 던져지는 듯한 느낌으로 서로의 가치를 갉아먹는 관계도 있다. 똑같이 뚜렷한 주관과 확고한 결정력을 지녔더라도, 결국 상대방의 의견에 얼마나 열려있고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는지가 함께 했을 때의 가치를 만들어 낸다.

 

오고 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일일이 인연이라 생각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여유롭거나 만만하지 않다. 누군가는 의도적으로 나에게 접근을 하고,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이득을 위하여 날 싫어하는 게 뻔히 다 보이지만 숨기면서 곁에 머물기도 한다. 이 또한 인연이거늘- 하며 넘기기엔 나 또한 신이 아닌 사람이기에 본능적으로 방어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 결국 나 역시도 계산적이 되어야 하는 때가 생긴다.

 

Harmony

 

이럴 때 보게 되는 시너지 효과. 이 사람과 함께 하면 이러이러한 좋은 점들이 있지. 같이 무언가를 할 때의 과정과 결과를 보고 판단하게 되는 '우리'의 가치. 이렇게 누군가와는 더 가까워지며 또 다른 누군가와는 멀어진다. 계산적이며 인간미 없다 할지언정, 이런 프로세스가 필요한 순간들이 있고 가차 없이 행동해야만 하는 때가 생긴다. 최고의 하모니를 만들어 내기 위해 모두가 혼신을 다해 노력하는데 혼자 엇박자를 타며 악보를 보려 하지도 않고 음이탈 하는 사람을 보듬고 가는 게 꼭 답이 아닐 때가 있기 때문이다.

 

분명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긴 하다. 예를 들자면, 학교나 취미생활을 하는데 이런 잣대를 들이밀고 판단하지 않는다. 프로페셔널한 환경임을 강조한다.

 

아무리 뛰어난 두 사람이 만난다 하더라도 결국 불협화음밖에 안 나온다면, 그 관계는 가치 없다 본다. 어느 한쪽도 맞춰줄 생각이 없고 무조건 마이웨이, 내 길만 걷겠다는데 화음은 무슨 화음, 다음 기회에. 무조건 월등하다고 좋은 게 아니란 걸 깨달았던 시기가 있다. 다 각자의 최적화된 자리가 있고, 제자리를 찾아 앉았을 때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되며 환상적인 하모니가 탄생한다는 걸 느낀 뒤 알았다. 무조건 잘하는 사람만 모은다고 최고의 결과가 나오진 않는구나.

 

잠깐만요, 그래서 오늘의 주제가 네 생각? 느낌 발표회인가요?

 

It depends. 그럴 수도, 아닐 수도. 뜬금없이 시너지와 하모니를 운운하며 사람 관계와 가치에 대해 얘기하게 된 건 운동하다 가끔 떠오르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도달했던 정착지들을 잊지 않으려고 기록하는 것과 동시에 이렇게 함으로써 나중에 내 가치관이 변할 경우 비교할 수 있는 거점을 만들기 위함이다.

 

운동할 때,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살펴보자면) 내가 선호하는 동작 또는 운동(들)이 있다. 보통 내 몸에서 가장 잘 발달되었거나, 성장이 좋은 근육과 연결된다. 예를 들자면 가슴 근육이 크고 잘 발달된 사람은 그만큼 그 부위와 관련된 운동들을 좋아하며 잘한다. 보통 헬스장에서 운동하다 보면 당연히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 때론 무언의 과시로 이어지곤 한다. 오- 몸 좋네? 좀 드네? 나 이거 이만큼 들어! 이런 상황이 시작될 때면 내가 가장 잘하는 걸 제일 무겁게 선택하는 꼴값 떠는 경우가 가끔 있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가끔은 이상한 기류에 휩쓸려 서로서로 누가 제일 무거운걸 잘 드나 보여주기 식으로 '운동'할 때가 생기곤 했다,

 

오 그걸 그만큼이나 든다고? 인정 respect. 짝짝짝. 앗- 내 차례다. 보는 눈이 늘었네, 원판 하나 더 끼워야 하나 살짝 무린데 아 그래도 남자가 갑빠가 있지 이 악물고 고! 짝짝짝. 자 다음, 이제 너요. 이야 무거울 텐데, 기다렸다 못 들면 달려가서 도와줘야지. 오- 저걸 해내네. 짝짝짝.

 

단 한마디도 없이, 힐끔 슬쩍 곁눈질로 다 보면서 안보는 척, 이 모든 게 이루어진다. 경쟁 아닌 듯 자존심 레이스를 펼치다 나중에 슬쩍 서로 중량 많이 친다는 칭찬 한마디 던지고 친해지는 기이한 현상. 샛길 방지 글 턱. 홈트레이닝과 비교하기 위해 헬스장을 떠올리다 나도 모르게 다른 길로 빠질 뻔. 암튼 짧게 짧게 다녔던 헬스장에서의 시간을 극대화하기 위해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동작들을 편식하곤 했었다.


홈트레이닝을 하며 그 어느 누구의 시선 하나 없이 오롯이 나 혼자일 때 내 몸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 보게나- 나도 좀 돌봐줘. 예전 같지 않아 이제 관리 좀 해주지. 아름다운 하모니는커녕 여기저기서 허리 어깨 무릎 발 손목 발 시름시름 신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나마 조금 더 젊고 활동이 많았을 땐 딱히 따로 단련하지 않아도 유지되던 곳들이 많이 닳아있었다. 푸시업과 싯업은 금방금방 횟수도 늘고 쉬워지며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지만, 런지나 스쿼트는 아니었다. 힘들었고 쉽게 나아질 생각이 없는 듯했다.

 

내 몸의 불협화음을 들으며 전체적인 밸런스를 더 효율적으로 키우는 방법을 고민하다 사람 관계까지 생각이 흘러갔다. 뭔가 운동에 집중하지 않아 잡생각이 떠오른 것이라며 채찍질보단 운동이 끝나고 더 깊이 파고들자는 선택을 했었다. 운동하다 문득 아- 여기서 살짝 누가 받쳐주고 슬쩍 밀어주면 딱이겠는데- 라는 찰나의 느낌이 운동 파트너의 중요성을 떠오르게 했으며 함께 운동하며 만났던 얼굴들이 스쳐가다 가치 있는 관계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까지 이어졌다.

 

이 사람과 운동할 땐 정말 호흡도 잘 맞고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필요한 때를 척척 알아차리고 딱 알맞게 도움 주며 좋았는데. 아- 그 친구는 너무 시도 때도 없이 필요 없을 때마저도 도와주려 하고 흐름을 팍팍 깨버렸었지. 으- 아무리 친한 친구고 다른 건 다 맞아도 이 녀석과 운동은 금물, 자신만의 운동 철학과 원칙이 뚜렷한 건 좋은데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 모두 다 무조건 자기 스타일에 끼워 맞춰 가르치려고 해. 이 친구에게는 항상 얘기한다: 넌 Arnold Schwarznengger 터미네이터랑 운동해도 네가 가르치려 들 거야. 망설임 없이 인정하는 모습에 우리가 아직 친구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자신을 잘 알아도 너무 잘 알고 단점까지도 단번에 인정할 줄 아는 녀석이다.


Moving on,

 

원래 많았던 생각이 더 늘어난 건지, 아님 홈트레이닝을 하다 보니 보다 집중력이 떨어져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뜬금없이 찾아오는 아이디어들과 생각들을 담기 시작했다. 생각이 싹을 트고 피어나기 시작하면 지켜보고, 가지를 치거나 또는 더 큰 화분으로 홀로 옮겨심기도 한다.

 

다시 건강해지기 위해, 이상적인 변화를 위하여 시작된 '운동'의 나날들. 분명 시간은 흐르고 있는데, 몸이 좋아진다는 느낌이 아주 더디다. 나이 탓인가- 그럴 리가 이렇게 어린데, 생각해 보지만, 운동량이 급격히 증가한 게 아니며 강도 또한 높지 않기에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지 싶다. 더불어 '운동'을 빌미 삼아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정리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어쩌면 난 lifting weights* 철들며 생각을 산책시키는 게 아닐는지.


*lifting weights 철을 들다. 웨이트 트레이닝, 덤벨, 바벨, 케틀벨 등을 이용해 운동하는 걸 "리프팅 웨이츠" 라 표현한다. 이와 비슷하게 pump(ing) iron이란 표현도 자주 쓰인다. 철로 만든 기구들을 들어 올린다는 데서 비롯된 표현들.

 

I started lifting weights this week. 이번 주부터 웨이트 트레이닝 시작했어.

Let's go pump some iron. 웨이트 하러 가자.

He stopped pumping iron and started running instead. 웨이트 트레이닝 그만하고 러닝 시작했어.

 

응? 급 영어교실?


드문드문 구름 사이사이로 햇빛이 살랑살랑 보였다 말았다 하는 날씨다.

마무리가 애매할 땐 오늘의 날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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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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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yespapa.tistory.com 예스파파 2020.07.04 18:10 신고

    아아.. 빠져든다 글속으로 빠져든다! 같이 가치를 이 글을 위해 적어 놓으셨던건가요? 이번 바디프로필 촬영때 도와준 친구가 있어요 보디빌딩대회 경력자이자 트레이너인 친구죠! 그친구가 제게 조언을 굉장히 많이 했지만 저는 제가 들을것만 들었죠! 아마 하라는대로 했으면 전 쓰러졌을지도 몰라요 ㅎ 대신 엑기스님이 갑자기 나타났죠! 그런데 신기하게 저한테 맞는 방법을 잘 제시해 주시더군요! 큰 힘이 되었습니다! ㅎㅎ

    나이탓도 어느정도 생각하셔야 합니다. 제가 진짜 회복이 더뎌서 고생 엄청했어요 막판에 어우 무릎에 어깨까지 고장나서 웨이트 자체가 꽤 힘들었어요!
    일주일 쉬고 목요일부터 헬스장에 나갔는데 재활 위주의 운동을 하니 기분이 좋네요! 뭔가 얽매이지 않은 운동을 하니 편해서 좋아요!

  • Favicon of https://apresxdays.tistory.com apresxdays 2020.07.04 22:27 신고

    아아.. 부끄럽다 어쩔줄을 모르겠다! ㅎㅎㅎ 네 :)
    예스파파님이 현명하게 운동하시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더 큰 도움을 받고 자극을 받은건 저라는 사실! 조언도 좋지만 결국 상대방이 받아들이느냐 마느냐! 많은 사람들이(저포함) 파파님처럼 들을건 듣고 자신에게 딱 맞춰 응용할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회복보다 회춘을 기대하는게 빠를듯합니다. 아? 전 너무 어려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렇다고들 하네요? ㅋ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스케줄대로 딱! 그리고 촬영을 딱! 부담감 없는 운동 정말 좋죠?! 궁극적으로 제가 추구하는 스타일을 이미 하고 계시다니!! 얽매이지 않으려고 부단한 노력을 하지만, 쉽지가 않네요 ㅎㅎㅎㅎ

  • 2020.07.05 01:05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