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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x바: 2단계

홈트레이닝을 위한 중량 이지컬바: EZ Bar

 

이리 와 이지바

 

홀로 만든 즉흥적인 분위기에 휩싸이며 계획적으로 보이기 위해 애쓴 충동구매의 핵심이 도착했다. 여유 있는 원판보다는 당장 다음 주부터 사용해야 했기에 빨리 도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주문하고 이틀 만에 문 앞에 도착해 기분 좋은 놀라움을 안겨줬다. 길었던 하루에 녹초가 됐던 건 까마득히 잊고 크리스마스인 양 박스를 들고 황급히 집으로 들어갔다. 유후-


EZ BAR


4월의 .

신이 나서 포장을 막 조심조심 뜯었다.

EZ BAR 이지바

 

원판만 가지고 충분히 전신 운동을 할 수 있고 없더라도 홈트레이닝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이미 난 다른 생각을 할 겨를 없이 이게 정답이라 믿고 행동하고 있었다. 왜 항상 깨달음은 원스텝 투스텝 뒤늦게 나타날까요. 원판은 그저 내가 머릿속에 그린 그림을 거들뿐 바로 이 이지바가 주인공이었다.

 

아직 헬스장이 재개장하기 전이었고, 오픈했더라도 조심스러웠을 나였다. 아직까지 조심조심 손이 마를새 없이 닳도록 씻어대는 걸 보면 그래 잘 구입했다. 헬스장에 가서 운동에 지치는 것보다 노심초사 이건 깨끗한가? 누가 만졌을까? 고민하며 스트레스받아 진이 빠지는 것보다 훨씬 더 현명한 선택이었다. 잘했어, 우쭈쭈.


EZ bar가 도착했던 날 쓴 글을 보니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걱정과 짜증이 뒤섞인 느낌이 아주 강렬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기록 중간쯤 적힌

 

'... but hey life goes on'

 

이 말을 입에 달고 얘기하며 살고 있었는데, 아니 그렇게 살고 있다 착각하고 있었다. 그래, 상황이 어찌 됐던 삶은 계속되고 나도 열심히 살고 있겠지. 어느 한순간, 난 내 인생 혼자 터벅터벅 걸어가게 내버려 두고 있었다. 내가 주인인데, 내 건데, 내 인생인데. 난 한 곳에 머무르며 꿈쩍도 않고 점점 굳어가며 내 인생 멋대로 홀로 흘러가게끔 방관한 채 살고 있었다. 정말 다행히도 이번 기회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 계기가 생겼고. 내 인생이 어떤 옷을 입을지 순탄한 길을 가게 될지 또는 험난한 도로를 기게 될지, 간혹 내가 운전을 못하는 상황이더라도 결국 인생과 함께 걸어야 한다는 것을, 절대 한 순간에 갇혀버린 채 멈추면 안 된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고 실천하고 있다. 좋건 싫던 나의 인생, 내가 보살피고 책임져야지 방치한 채 버려두면 누가 돌보나요. 무작정 이끌려 가도 안되고 내 인생 내가 꼭 잡고 앞장서도록 해야지요.


애니웨이 AMTEUN,

헬스 기구 중 딱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살짝 아니 아주 많은 망설임 끝에 난 EZ BAR! 이지바!라고 얘기한다. 항상 이지바를 가지고 운동하는 걸 선호했고 즐겼다. 그런 추억과 기억이 이번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럼 고민 없이 처음부터 이지바를 골랐던 건가요? LONG STORY SHORT, NOPE. 아니요.

 

LONG STORY,

 

그땐 그랬지

 

바닥에 매트를 펼치고 율동을 시작하며 지속적으로 떠오른 DIPS 딥스, 그리고 풀업 PULL UP. 장점 넘치는 이 두 가지 맨손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날 간지럽혔다. 특히 딥스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운동 중 하나. 근처 공원에 있는 철봉과 평행봉으로 할 수 있지만, 홈트레이닝이란 목적에서 멀어지는듯하여 패스. 집에 있는 의자만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데 그냥 의지박약, 생각보다 덜 절실했다는 걸로 결론. 그냥 딥스 + 풀업 스테이션이 갖고 싶었고 타당한 이유를 만들어 내려고 애쓰고 있었다.

 

코비드-19 사태는 홈트레이닝 제품 광고에 날개를 달아줬고 난 흔들렸다. 안 그래도 딥스를 하고 싶은데, 저것만 있음 딱이겠는데? 오 이건 풀업도 같이 할 수 있네? 하나 살까 말까 살까 말까솔까필요없는거다아는데살까 말까. 맨손운동 30일이 끝나자마자 쇼핑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구나, 작은 구매욕구의 씨앗이 꿈틀대고 있었구나. 처음엔 그냥 딥스바로 시작해서, 점점 틈나는 대로 풀업 스테이션도 찾아보고 트레드밀도 보고 스쿼트랙도 보고 있었다. 점차 이런 것도 있네? 에서 이게 좋겠군!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됐던 것이었군.

 

SHORT

 

그렇게 턱걸이 딥스 스테이션을 어디에 둘까 상상 속에 그리다 원판 + 이지바로 변형되었고,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문 앞에 장승처럼 떡하니 서서 날 반기던 박스 Hi, Hello. 전혀 상관없는 얘기지만, 기다리던 택배가 문 앞에 있을 때와 집안에 들여져 있을 때 느낌이 다르다. 집에 도착하며 박스를 발견하면 뭔가 내가 콜럼버스가 된 듯, 최초이자 유일한 목격자인 느낌에 설렘이 배가 되는 이상한 현상. 나만 그런 건가, 그런가요, 그런 건가요. 가요. 넘어가요. 넘어가자. 수습이 안될 땐, 넘어가야만 한다. 자- 다음.

 


 

원판과 비교했을 때 이지바를 선택하는 과정은 훨씬 더 쉽고 빨랐다. 이미 내가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이며 원하는 조건들이 확고했기에, 적합한 걸 보는 순간 결제 끝.

 

중량 바는 50mm 규격으로 경량보다 그립이 더 두껍다. 중량 vs 경량, 딱 두 가지 선택지에서 내손에 익숙한 걸로 고르는 건 누워서 숨쉬기. 여기서 의문점 하나: 경량 바에 맞춰 원판을 구입할 경우 가격이 30-40% 더 저렴해진다는 걸 알게 됐다. 바는 그렇다 쳐도 왜 같은 무게가 구멍 지름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는지, 똑같은 킬로수인데 왜 중량용이 더 비싼 건지 궁금 궁금.

 

그렇다고 유혹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검색을 시작함과 동시에 제일 먼저 보게 된 올블랙 이지바. 가격에 대한 잣대가 없는 상태에선 딱 이거다! 했지만 가격대를 알게 된 후 마음을 접었다. 완전 검은색이란 이유 하나로 2배 이상의 가격을 지불하기엔 메리트가 없을뿐더러 비합리적이었다.

 

트레이닝 매트를 살 때와 비슷하게 너무 싼 중량 바는 바로바로 걸렀고 올블랙 바를 제외하니 딱 이 녀석이 남았다.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다, 이지바는 그립을 제외하고 거기서 거기. 어느 짐이나 다 있고 별반 차이 없이 그놈이 그놈이다. 하지만 받아보니 이 녀석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내가 익숙했던 무게보단 살짝 가벼운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서 가격이 괜찮았던 거니, 크게 상관없다. 새 거인 상태니, 다이아몬드 커팅된 그립 부분은 날카로울 정도로 살아있었으며 잡았을 때 착 감겼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matte finish 매트 마감. 간혹 매끈한 처리로 반들반들한 바밖에 없을 땐 손에 땀이 많은 난 장갑을 꼭 끼거나, 클로즈 그립 컬은 건너뛰어야 했다. 하지만 이 녀석은 전체 매트 처리되어 딱 맘에 든다. 포장을 뜯자마자 클로즈 그립으로 잡아봤고 손에 촥 붙는 느낌이 아주 좋았다.


CLAMPS

마지막으로 마구리. 바벨 또는 컬바에 원판을 끼우고 고정시키는 데 사용되는 클램프. 한국에선 마구리라고 부른다고 배웠다 수리수리 마수리. 보통 헬스장에선 사진에 보이는 고무 손잡이가 사라진채 목격된다. 단 한 번도 헬스장에서 고무 손잡이가 있는 마구리를 본 적이 없다. 암튼 요즘은 이런 마구리보다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락조라고 불리는 클립온 형태의 클램프가 대세지만, 크게 상관없다. 락조가 편하긴 하지만, 스프링 마구리와 함께 운동을 시작했고 배웠는데, no problem-o 원판만 잘 고정되면 노 프라블럼 옛날 사람 방식이어도 문제 될 게 없다.

 

다음 단계 초반엔 추가 무게 없이 이지바만 가지고 진행할 것이기에 향기로운 원판들과 마구리는 잠시 쉬는 걸로.

 

자 그럼 이제 다음 단계를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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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mysky0015.tistory.com 계리직 2020.06.23 18:53 신고

    오!!! 저도 그렇게 살아왔던거 같아요!!
    그냥 될때로 되라
    뭐 어떻게든 흘러가겠지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오!! 진짜 오늘글 보니 뭔가 생각도 많아지고 반성도 되고 그러네요!!!
    정말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apresxdays.tistory.com apresxdays 2020.06.24 12:17 신고

      될대로 되라고 흘려보내는 시간은 참 빠르게 가죠? 그게 아니라고 느끼는게 쉬운 일이 아닌데, 이미 큰 한걸음 하셨다 생각합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 아니 저 왜이렇게 이해하기 힘든 글인거죠 ?
    술술읽히는데 단어마다 턱턱막히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했습니다. 했을 겁니다. 했을 거라니까요... 그러니까요... 모르겠다니까요.... 그냥 넘어가자....

    아 그치만 택배의 즐거움은 공감되구요 ! 저도 6월의 크리스마스를 위해 뭔가 주문해야하나...하하하하.....
    크리스마스는 마음만 먹으면 되는거였군요 !

    잘보고갑니다 !! 제가 조금 더 운동기구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면 더 재밌었겠지만요 ㅠㅠ

  • Favicon of https://yespapa.tistory.com 예스파파 2020.06.24 17:22 신고

    ㅋㅋㅋㅋ 자 이제 몇가지의 운동을 더 추가할 수 있는 아이템이 생겨놨습니다 ㅋㅋㅋ
    운동에 날개를 달아줄 아이템이죠 ㅋㅋㅋㅋ
    애니웨이 AMTEUN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빵터졌네 진짜 ㅋㅋㅋㅋㅋ
    자꾸 색으로 바꿔도 저도 콜럼버스 처럼 잘 찾아낸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Favicon of https://apresxdays.tistory.com apresxdays 2020.06.25 12:42 신고

      ㅋㅋㅋㅋㅋ 매의눈파파 ㅋㅋㅋㅋㅋㅋ
      정확히 운동에 날개도 달고 목표에 착각을 불러일으켰던 아이템!!
      진짜 어쩌다 저걸 집에 들이게 됐는지 ㅋㅋㅋ
      그래도 덕분에 재밌게 운동하니 그걸로 위안을 삼는답니다 ㅎ

  • 2020.06.25 16:37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