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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x트: 1단계

명상하는 방법: 생각을 흐르는 대로

 

어제 시도한 "명상"을 제대로 안 했다는 느낌에 왠지 모를 찝찝함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해보기로.

 

Meditation: Second Attempt

 

단, 시작하기 전에 모든 건 내 생각에 달렸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I told myself that everything was in my head"

 

명상하기가 힘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명상을 하려고 했기 때문 아닐까. 가만히 앉아 있는 게 힘들었던 이유는 그게 명상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고. 이제부터 명상을 시작할 거야, 조용히 움직이지 말고 앉아있어야 해. 그게 명상 이니깐. 이렇게 느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생각하고 꿈틀거리고 싶었던 건 아닐까.

 

3년간 소파에 앉아 시간을 축내는 게 힘들었나? 전혀. 오히려 너무 편해서 탈이었지. 유레카. 바로 이거였다. 무념무상. 그냥 생각 없이 뭔가 할 땐 어렵지 않다는 것.

 

명상을 시도한다는 명목으로 '일, 또는 과제'처럼 느끼게 만든 게 가장 큰 실수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오늘은 명상 아닌 명상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don't TRY to meditate, it's all in your head"

그냥 말장난 같을 수 있지만, 잃을 건 없으니까.


어제처럼 혼자 펼쳐지기를 거부하는 매트를 굴려 끄트머리에 앉았다.

 

털썩, 앉았다.

 

매일매일 반복해서 말았다 펼쳤다 하는 매트가 저절로 돌돌 접히는 모습이, 왠지 운동하기 싫어 늑장 부리는 내 모습 같다는 생각을 하며, 앉았다.

 

그냥 생각이 떠오르면 그러려니- 하기로 했고,

집중 자체를 안 하기로 마음먹고 시작해서 그런지,

오히려 더 편했고 신기하게도 잡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1분, 2분, 흐르는 시간에 날 맡겼고,

갑자기

아주 작고 윗부분은 아직 푸르스름하면서도 빨갛게 익은 사과가 떠올랐다.

 

don't ask me why,

나도 몰라요 왜 갑자기 사과가 보였는지.

 

보이는 대로, 그대로 내버려 두었더니,

그냥 그렇게 잠시 찾아왔던 사과는 사라졌고,

평온함만 남았다.

 

어제보다 조금 더 길게 앉아있었나?

하지만 TIME 시간이 쟁점이 아니다.

 

중요한 건,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마음이 차분했다.

상상의 나라는 없었으며 엉덩이가 들썩이지도 않았다.

흘러가는 대로, 있는 그대로의 흐름에 잠시 풍덩-

 

"it just felt right"

이거다-

바로 이거구나!

 


명상이 끝나고 난 이런 사람이구나-명상 세 번만 하면 세상의 모든 원리를 깨우치겠어요-하는 생각이 들었다:

 

1. 날 움직이는 원동력이 compulsory/mandatory/obligatory 강압적/의무적으로 느껴지면 안 된다.

 

명령을 따르고 주어지는 임무가 편한 사람도 있겠지만, 난 그 반대다. 무조건적으로 타당한 이유나 이해 없이 움직이기 힘든 성향이다. 그래서 오늘부터 매일 푸시업 10개씩! 내일부터 무조건 금연! 수도 없이 시도하고 여러 차례 실패했던 이유가 아닐까. 지금처럼 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걸 절실히 느끼고 변하고자 움직이기 시작한 것도 아니고, 그냥 하면 좋고 안 해도 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목표'는 유지될 리 없었다. 자유롭게 내가 원할 때, 필요를 느낄 때 가장 효율적이구나.

 

2. 경계선 안의 자유 Freedom with boundaries.

 

방목된 양처럼 자유를 만끽하면 좋겠지만, 그럴 경우 한도 끝도 없이 바람 타고 날아가 결국 난 흩어져버린다는 걸 경험들을 통해 알게 됐다. 명상에 빗대어 보자면 제한 없이 명상이란 큰 틀 안에서 원하는 대로 편하게 한 게 도움이 된 것처럼. OUTLINE 윤곽을 크게 그려놓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즉흥적으로 춤추는 방식이 결국 나에겐 제일 효과적이구나.


지난 30+일을 돌아보면, 디테일한 지도를 그려놓고 변화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몇 세트에 횟수까지 세세히 정해놨지만, 거의 시작과 동시에 세트수와 횟수를 변경해가며 변주곡을 만들어 냈다. 단, 그날의 할당량은 지켜가면서. 정말 하기 싫어하고 재미없어하던 맨손운동을 30일 동안 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이렇게 fightxgravity라는 큰 틀을 그려놓고 원하는 대로 횟수, 세트, 운동순서들을 변형해가며 진행했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어김없이 의무감이 찾아올 때마다, 크고 작은 변화를 주며 자유로운 느낌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고작 20분의 명상을 통해 이 정도의 통찰을 이루어 내다니.

더 자주 해야 하나?

언제 또다시 할지 모르는 명상이지만, 가끔씩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마무리는 역시 운동으로:


FREE WEEK-DAY III


푸시업 10개

크런치 10회

 

쉬고

 

스쿼트 10개

종아리 10회

 

최대한 천천히 폼과 숨쉬기에 집중해서 하나씩.


04152020

apres33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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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yespapa.tistory.com 예스파파 2020.06.03 16:26 신고

    아니!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뭔가 깨달음을 계속해서 얻어 가고 계세요!!
    진짜 대박 ㅋㅋㅋㅋ 명상 이틀차에 깨달음을 얻다니!! ㅋㅋㅋㅋ
    명상 꾸준히 하고 명상에 대해 좀 알려주세요!!
    잠들지 않고 명상하는거 저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조금은 있습니다 ㅋㅋ

    • Favicon of https://apresxdays.tistory.com apresxdays 2020.06.04 10:17 신고

      하하하하 이런 운동이 아니라 도를 닦는거였나요 ㅋㅋㅋ
      꾸준히 하면 좋을뻔 했으나, 이날 이후로는 한번도... ㅎ
      기회되면 다시 한번 해보고 기록 하겠습니다 :)

  • Favicon of https://mysky0015.tistory.com 계리직 2020.06.04 19:53 신고

    흘러가는데로 있는 그대로
    오~~ 그게 진짜 명상 아닌가요?
    정말 대단하시네요!!!
    명상도 하고 운동도 한다면 진짜 효과는 어마어마 할거 같아요~~
    오늘도 정말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apresxdays.tistory.com apresxdays 2020.06.04 23:23 신고

      훗 명상 두번만에 진리를. ㅋㅋㅋㅋㅋㅋㅋㅋ
      뭐든 흐르는대로 자연스러운게 좋은 1인이라 그런가봅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 세상은 불공평해요 ㅋㅋㅋㅋ
    두번만에 다 깨달응거예요 ? ㅋㅋㅋㅋ

    아 저 프로젝트 100이라고 카카오에서 하는거 명상도전했는데 100일중에 21일 성공한거 실화? ㅋㅋㅋ

    그래도 도움된다는건 알지만 습관화하고 앉아서 어플켜는게 저한텐 진짜 어려운일이더라구요 ...
    틀어놓고 누워서 하다가 잔게 더 많을지도 몰라요 ㅠㅠ ㅎㅎ

    오늘 매트를 펴는데 제 모습이랑 똑닮이네요 흐흫 (다 그런게죠 ...? 아...?)

    • Favicon of https://apresxdays.tistory.com apresxdays 2020.07.03 14:29 신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 엑구루라 부르시길. ㅍㅎㅎㅎㅎ

      21일이나 성공하셨다니 대단합니다! 전 딱 이틀 해보고..... 그 후에 했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ㅋ

      매트를 신나게 펼치는 사람이... 있을까요? ㅎㅎㅎㅎㅎㅎㅎ (아.. 오늘도 매트를 펴야하는 구나......)